포스텍(POSTECH)은 차형준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화학공학과 최현선 박사 연구팀이 조윤기 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의생명융합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홍합접착단백질을 기반으로 세균의 침입에 반응해 항생제를 방출하는 임플란트용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임플란트 시술 부위가 세균에 감염되면 임플란트의 고정력이 약해질 뿐 아니라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경우 항균 치료 후에도 다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 재시술이 요구되기도 한다.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는 임플란트 코팅 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시술 도중 소재가 물리적으로 손상되거나 내부 항생제가 유출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홍합 접착 단백질 아미노산 중 하나인 '도파(DOPA)'에 주목했다. 홍합의 강력한 접착력 핵심인 도파는 금속 이온과 강력한 결합을 형성하는 아미노산이다. 그 중 철 금속 이온과의 결합력은 산성도가 낮아질수록 약해지는 특징이 있다. 몸속에 세균이 침입하면 주변 산성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새로운 임플란트용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
개발한 소재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내부에 항생제를 품고 있다가 세균에 감염되어 주변이 산성화되면 8시간 안에 항생제의 70%를 방출해 세균을 박멸했다. 또 임플란트 시술 이후 골재생 기간(약 4주)에도 세균 감염에 따른 즉각적인 항균 효과를 보이는 등 높은 내구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세균 감염 정도에 따라 소재가 방출하는 항생제의 양이 비례해 세균 농도에 따른 코팅 소재 항균 효과도 검증했다. 특히 도파와 철 이온 간 결합은 외부 물리적 자극에 대한 복원력이 우수해 임플란트 시술 시 가해지는 마모나 기계적 하중에도 강했다.
차형준 교수는 “접착성 임플란트 코팅 소재의 즉각적·지속적 항균 효과를 통해 임플란트 시술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기 교수는 “항생제를 필요할 때만 방출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치의학의료기술 연구개발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과 우수신진연구사업, 포스코 홀딩스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생체재료 분야 국제 권위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