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가 국내 최초로 연속혈당측정기와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을 연동한다. 의사가 진료·처방에 쓰는 시스템과 장기 혈당 데이터를 직접 연동해 환자는 물론 의료진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터페이스 연동 시도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 기업이 선도 사례를 남길 기회가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 플랫폼 '파스타'와 이지케어텍 병원정보시스템(HIS) '베스트케어' 연동 작업에 착수했다. 이지케어텍은 국내 대형병원 HIS 시장 점유율 1위다.
파스타는 아이센스, 미국 덱스콤 등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혈당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플랫폼이다. 혈당 반응 그래프를 보면서 모니터링은 물론 생활습관과 혈당 상관관계까지 보여준다.
지난 1일 출시 이후 1만5000명 이상이 카카오 '친구추가'를 통해 플랫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폭발적인 이용자를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경험자가 늘고 마케팅을 본격화할 경우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사용 편의성 강화와 대규모 이용자 수 확보를 위해 병원과 적극적인 협업을 타진 중이다. 병원 내 내분비내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꾸준히 설명하는 동시에 EMR와 연동으로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파스타 이용자는 연속혈당측정 데이터를 의사에게 직접 보여주거나 의사가 별도 모니터로 플랫폼을 설치해 환자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처방을 위해서도 파스타에 기록된 혈당 데이터를 EMR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 연동이 완료되면 의사는 하나의 EMR 화면서 자동으로 환자 혈당 데이터를 불러오고, 주기적인 모니터링뿐 아니라 진단·처방까지 내릴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와 EMR 연동에 성공, 실제 활용될 경우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첫 사례가 된다.
실제 지난해 국제당뇨병센터가 의료기기 기업 애보트와 협업해 연속혈당측정기와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연동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 EMR와 연동한 사례는 없다. 진료 과정에서 혈당 모니터링 솔루션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인터페이스 연동 방안 등이 활발히 논의 중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지케어텍 '베스트케어'와 연동과정에서 국제 기술표준 'HL7 FHIR'를 적용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간 시스템 연동이 아니라 국제표준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력을 위해 이지케어텍 투자는 물론 병원 정보화, 모바일 등 기술력을 갖춘 네오젠소프트를 인수하는 등 역량을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