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정보당국자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간 전쟁이 향후 10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카우포 로신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장은 이날 국가 안보 위협 보고서 발표를 통해 “크렘린궁(러시아 정부)은 향후 10년 안에 나토와 충돌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향후 몇 년 동안 에스토니아 국경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상황을 고려해 단기적으로는 무력 충돌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향후 10년 안에는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신 국장은 전했다.
그는 “만약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다면, (러시아군의) 군사 공격 가능성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보다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장기적인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국가들은 지난 2014년(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이후 군사비 지출을 2% 이상 늘렸으며, 나토 동맹국들이 이들 국가에 대한 주둔을 늘렸다. 또한 독일은 2027년까지 해당 국가들에 4800명의 전투준비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신 국장은 나토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나토 사무총장 및 덴마크 국방부 장관 등도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승리하면 또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도 있다면서 “나토는 러시아와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수십 년간 계속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MSC) 의장도 같은 날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면 몰도바나 발트해 연안 국가들에도 손을 뻗는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롤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현지 매체 질란즈-포스텐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국방비 지출 잠재력 증가를 경계하면서 “3~5년 내에 러시아가 5조(동맹 집단 방위 공약)와 나토의 연대를 시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달 “푸틴이 5∼8년 안에 나토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