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푸드테크 시장을 점찍고 공략에 나선다. 축적된 외식 사업 노하우에 첨단 로봇 기술을 입혀 4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한다고 14일 밝혔다. 한화푸드테크는 63레스토랑, 도원스타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 운영 경험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기존 식음 사업장을 시작으로 새 기술을 점차 확대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식품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약 3420억 달러(한화 4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푸드테크는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 적극 협업할 방침이다. 한화로보틱스가 개발한 협동로봇 등의 기술을 조리·식음 서비스 곳곳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양 사는 최근 기술 교류 등 상호 협력 방안을 담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연구개발(R&D) 인력도 확대한다. 푸드테크 활용 방안을 발굴하는 '식음료(F&B) 솔루션 태스크포스(TF)'를 이달부터 운영한다. 올해 상반기 중 판교 인근에 R&D 센터를 설립해 푸드테크 개발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한화그룹 유통·로봇 신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김동선 부사장의 판단이 작용했다. 그는 향후 식품산업 경쟁력이 로봇 또는 AI를 접목한 푸드테크 도입 여부가 될 것이라 보고 첨단기술 적용을 추진해왔다.
한화로보틱스가 최근 식음 관련 기업과 업무 협력을 강화하고 푸드테크 관련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CES 현장에서도 국내외 푸드테크 부스를 일일이 들러 시장 상황을 살폈다.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는 고객에게 동일한 품질의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력난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힘들고 위험한 작업이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높아지고 인류는 보다 창의적인 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