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해 소비 침체를 뚫고 호실적을 거뒀다. 백화점은 역대 최대 매출, 마트는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계열사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며 실적 목표치 달성은 물론 7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6% 증가한 5084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조5559억원으로 5.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797억원으로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손상차손 규모가 줄어드는 등 영업외손익 개선 영향이 반영됐다.
사업부 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222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4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해외패션, 남성·스포츠, 식품 상품군 중심으로 오프라인 실적이 개선되며 기존점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마트·슈퍼는 사업부 통합과 점포 리뉴얼 전략의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롯데마트·슈퍼 매출은 5조5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29억원으로 364.6% 늘었다. 내식 수요 증가로 기존점 매출 증가 추세가 지속됐고 매출총이익률 개선으로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e커머스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지난해 롯데온 매출은 1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 늘었고 영업손실은 856억원으로 적자 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버티컬 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났고 그로서리 물류비, 정보기술(IT) 운영비 등 효율화 노력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해외 사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롯데마트 해외 사업 매출은 1조5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39.6% 줄었다. 백화점 신규점 초기 비용과 청두점 구조조정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하이마트와 홈쇼핑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는 매출액이 2조6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82억원을 올리며 1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9416억원으로 1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89.4% 급락했다. 롯데컬쳐웍스도 투자·배급 작품 흥행 부진, 고정비 증가로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3년에는 롯데쇼핑 모든 사업부가 고객 중심 사업 전개로 수익성 개선와 효율성 확대를 통해 7년 만의 당기순이익 흑자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 롯데쇼핑은 업계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진정한 쇼핑 1번지가 되기 위한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