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물에 인산염까지…소행성 '베누', 고대 해양세계에서 왔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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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미국 유타주 사막에 떨어진 소행성 '베누' 샘플 캡슐.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Keegan Barber

태양계 초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베누'의 암석 샘플이 지난달 완전히 개봉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은 내달 컨퍼런스에서 분석 결과 공개를 앞두고, 베누의 샘플에서 생명체 핵심 구성 요소인 인산염이 확인됐다며 베누가 '고대 해양 세계의 한 조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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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제거된 오시리스-렉스 '베누' 암석 샘플 캡슐 헤드.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Erika Blumenfeld/Joseph Aebersold)

6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은 베누가 수십억년 전에 존재했던 물이 풍부한 행성의 조각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소행성 샘플에서 이전에는 관찰된 적 없는 인산 지각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두운 암석 일부가 좀 더 밝은색의 얇은 지각으로 덮여 있었는데 해당 칭에서 인산염 형태의 인(phosphorus)이 발견된 것이다.

인은 생명체 구성 필수물질로 토성의 6번째 위성(달)인 엔켈라두스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엔켈라두스는 표면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며 그 밑에 거대한 바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켈라두스의 바다는 지구의 바다보다 최소 100배 높은 농도의 인산염이 녹아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애리조나 대학교의 소행성 베누 연구 수석 조사관인 단테 라우레타 연구원은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우리 가설은 베누가 고대 해양 세계였다는 것”이라며 “지난 몇 달간 샘플의 상당 부분이 점토로 만들어져 있으며, 표면의 밝은 층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포함된 인산염 광물이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베누에서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아닌, 큰 관점에서 생명체 기원을 파헤치고 45억년 전 초기 태양계의 비밀을 풀 연구가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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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크기 비교.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프랑스 에펠탑보다 좀 더 크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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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한편,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2016년 9월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지구에서 약 3억 2000만km 떨어진 소행성 베누로 날아갔다. 이 곳에서 샘플 약 250g을 채취하고 7년 만인 지난해 9월 지구로 샘플을 떨어뜨렸다.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의 베누 샘플 지구 송환 임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탐사선은 당시 지구로 샘플을 발사하고 착륙하지 않은 채 또 다른 행성 '아포시스' 탐사를 위해 떠났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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