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동아의대, 해조류 추출 탄수화물로 생체적합 인공 유리체 소재 개발

포스텍(POSTECH)은 차형준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팀이 해조류에서 유래한 천연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망막 박리 치료용 인공 유리체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워 안구 형태를 유지하는 젤 상태의 조직이다. 망막 박리는 안구 내벽에서 망막이 유리체 강(공간)으로 떨어져 나와 들뜨게 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리체를 제거하고, 팽창성 가스나 실리콘 오일 등 의료용 눈 속 충전물로 유리체를 대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러한 충전물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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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유래 천연 탄수화물 생체소재를 기반으로 한 망막 박리 치료용 하이드로젤 이미지

연구팀은 미역과 같은 해조류에서 유래한 천연 탄수화물인 알지네이트에 주목했다. 알긴산으로도 불리는 알지네이트는 식품과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점성이 있는 제품을 만들 때 널리 사용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알지네이트를 기반으로 유리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용 복합소재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이 하이드로젤은 생체 적합성이 높을 뿐 아니라 실제 유리체와 광학적 특성이 유사해 수술 후 환자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독특한 점탄성을 갖고 있어 안구 내부 유체 이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망막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내부에 생긴 공기 방울도 제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하이드로젤의 안정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토끼의 눈은 사람의 눈과 구조, 크기, 생리적 반응 등이 거의 유사하다. 토끼의 눈에 연구팀의 하이드로젤을 이식한 결과, 망막 재 박리를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장기간 사용한 후에도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기능을 유지했다.

차형준 교수는 “망막 박리는 고도 근시와 연관이 있어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고, 2017년 대비 2022년 국내 망막 박리 환자 수가 50% 증가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연구팀의 하이드로젤을 실제 안과 치료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선해 고도화하겠다“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형준 교수와 화학공학과 최근호 박사, 동아의대 정우진 교수, 박우찬 교수, 안성현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엘스비어(Elsevier)가 출간하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에 온라인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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