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은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박종배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의 암 단백 유전체를 분석해 뇌종양 재발 진화과정을 확인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 냈다고 6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치료 방안이 제한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다. 다양한 유전적 변이가 있으며 뇌 신경세포와 유기적으로 연결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초기 치료 후 재발의 빈도가 매우 높으며, 재발 암의 대부분은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에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123명의 원발 암과 재발 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분석을 통해 치료 후 종양세포의 진화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후 재발 암은 WNT/PCP 신호전달경로와 BRAF 단백체의 활성화를 통해 뉴로날 특성을 획득했다. 환자 유래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정상 신경세포와 시냅스 형성이 재발 암의 치료 저항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검증했다.
BRAF 억제 효과를 가진 표적치료제 베무라페닙을 표준항암제인 테모달을 함께 투여했을 때 재발 종양세포의 뉴로날 특성이 억제되며 침습 능력이 저해되는 것을 발견했다. 동물모델의 생존 기간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재발성 교모세포종의 신규 표적으로 BRAF 단백체 억제를 입증할 수 있었으며, 이를 타깃으로 표적 치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경하 교수는 “기존의 단편적인 유전체 분석만으로는 종양의 진화 패턴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다차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암 단백 유전체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국제 저명 학술지인 '캔서셀'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