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400단 이상 고적층 낸드플래시에 하이브리드 본딩(접합) 기술 적용을 추진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다이)를 범프(돌기) 없이 구리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SK하이닉스는 이를 메모리 '게임 체인저' 기술로 꼽았다.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4' 기조연설에서 “3D 낸드 400단급 제품에서 경제성을 만족하고 양산에 유리한 차세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본딩에 대해 “초고층 낸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하며 “SK하이닉스는 최근 원가 경쟁력이 있는 웨이퍼 본딩 기술을 도입해 품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량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검토 중인 데, 범위를 낸드까지 넓히겠다는 것이다.
메모리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 적층이다. 그러나 반도체를 쌓아 올리면 두께가 두꺼워져 완제품이나 모듈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에 고안된 것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범프를 없애 두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4(D램 16단 적층)와 400단 이상 낸드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활용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낸드에서 소재 혁신도 추진한다. 기존 낸드 저장 게이트 소재는 텅스텐인데, 저항을 낮추기 위해 몰리브덴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텅스텐 대체 물질로 몰리브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공정 성숙도, 생산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00단급에서 기술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