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기술 전문 회사인 지2터치가 고객 다변화와 제품 다각화에 나선다. BOE와 노트북에 집중된 공급처를 다른 디스플레이 회사와 자동차로 확대하고, 펜 입력 터치 솔루션과 필름 타입 애드온 터치 분야로 제품을 확장한다.
지2터치는 2009년부터 터치 입력 분야 한 우물을 판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다. 지난해 최대주주가 중국 상장 업체인 토레드로 변경됐다. 모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제2의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표주찬 지2터치 사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고객 확대, 제품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2터치는 지난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했고, 당기순이익은 3배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회사 설립 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부침이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동 증가로 노트북 분야 터치 솔루션 공급이 늘며 2020년부터 성장을 기록 중이다.
다만 고객사가 BOE로 한정돼 있었다. BOE는 세계에서 액정표시장치(LCD)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곳이다. 지2터치 터치 솔루션은 BOE LCD와 결합, 델·HP·레노버 같은 글로벌 브랜드 노트북에 탑재되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으나 다변화가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표주찬 사장은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인 데, 최대주주가 중화권에서 네트워크가 강한 만큼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며 “CSOT, 이노룩스, HKC 등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협력을 추진 중이며 일부는 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레드는 중국 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선두권에 꼽히는 회사다. 반도체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아웃도어에서 반도체 기업으로의 변신을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에 BOE와 비즈니스를 하는 지2터치를 인수했다. 지2터치에 앞서서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구동 칩 회사도 사들였다.
표주찬 사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지2터치에 힘을 더하면 발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해 인수한 것”이라며 “한국 기술과 중국의 시장 결합을 시도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그간 준비한 자동차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 탑재 비중이 증가하고 대화면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지2터치에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BOE와 노트북 중심의 사업 구조가 자동차로 확대되고 고객사도 늘어나는 변화가 시작된다.
여기에 토레드를 통한 중국 시장 공략과 펜 입력 터치 솔루션, 필름 타입으로 터치 입력을 구현하는 애드온 터치 등 제품군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표주찬 사장은 “모기업이 한국 기업 문화를 존중하고 한국과 중국 간 성공적인 협력 케이스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에 양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내 상장 관련 법규와 규정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토레드와 지2터치가 국내 팹리스 업계에 모범 사례로 남을 지 주목된다. 국내 팹리스 산업은 중소기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완제품과 반도체를 내재화하는 경우가 많아 설 자리가 좁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