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나 오디오, 비디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치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둔 이날 민주당원에게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로보콜(자동 녹음 전화)은 전화를 받은 이들에게 “당신의 표는 11월(대선)을 위해 아껴둬라. 이번 화요일(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투표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선출하게 만들 뿐”이라며 투표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특히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What a bunch of malarkey!)로 시작해 유권자들을 혼동시켰다.
뉴햄프셔 법무장관실은 이번 일과 관련 “뉴햄프셔 대통령 예비선거를 방해하고 유권자들을 억압하려는 불법 시도로 보인다”며 “유권자들은 이 내용을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로보콜 가짜뉴스가 퍼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아예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내달 3일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당의 첫 공식 경선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
민주당 뉴햄프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운영하는 캐시 설리번은 “이는 바이든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누군가가 꾸민 짓”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에 엄격한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햄프셔 법무장관실은 설리번 전 의장의 불만 제기에 따라 이번 사건의 조사를 시작했다.
한편,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기반한 가짜뉴스가 퍼져 많은 유명인사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을 하는 가짜 영상이,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경찰에 연행되는 가짜 사진 등이 유포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