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70)이 볼펜 한 자루로 전복된 차량 속 10대 소녀를 무사히 구조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AP 통신·연예 매체 TMZ 등에 따르면, '헐크 호건'으로 잘 알려진 전직 프로레슬러 테리 진 볼리아는 지난 14일 친구와 함께 전복된 차량에 갇힌 10대 소녀를 구했다.
당시 그는 아내인 스카이 데일리, 친구 제이크 래스크와 함께 플로리다주의 항구도시 탬파에서 저녁을 먹고 이동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눈 앞에서 한 차량이 비틀거리며 차선을 넘고 다른 차량에 들이받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헐크 호건 일행은 사고가 난 이들을 돕기 위해 현장에 다가갔다가 뒤집힌 차량 안에서 17세 소녀를 발견했다. 하지만 사고로 에어백이 터져 옴짝달싹할 수 없이 갇힌 상태였다.
에어백을 터트리기 위해 날카로운 물건을 찾던 헐크 호건의 눈에 잡힌 것은 볼펜이다. 볼펜으로 에어백을 찢은 그는 친구와 함께 안전벨트를 풀고 차량 밖으로 소녀를 빼냈다.
헐크 호건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당시) 미치겠는 부분은 뒤집힌 차에서 그녀를 빼내려면 에어백에 구멍을 뚫어야 했는데, 칼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다행히 볼펜이 유용하게 쓰였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아내인 데일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녀는 겉으로 보이는 상처 없이, 조금 비틀거렸다. 이건 기적이다!”라며 남편과 친구 제이크의 선행을 알렸다. 실제로 현지 경찰서도 소녀가 가벼운 부상만 입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헐크 호건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명예의전당 회원으로, 프로레슬러로 활동했던 당시에는 링 위에서 주로 악당 역할을 맡았다. 이번 선행이 알려지자 외신은 “빌런이 아닌 슈퍼히어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