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높시스, 앤시스 350억달러 인수…'EDA 경쟁 전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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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높시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기업인 미국 시높시스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 강자 앤시스를 인수한다. 급성장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기존 반도체 설계 중심이었던 EDA 업계 경쟁이 시뮬레이션까지 확대됐다.

시높시스는 16일(현지시간) 앤시스를 350억달러(약 46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지난해 브로드컴이 VM웨어를 69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가장 크다.

앤시스는 산업별 제품을 생산하기 전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솔루션이 주력이다. EDA 툴로는 전력·전자기파 시뮬레이션과 검증 솔루션에 강해, 시높시스·케이던스·지멘스EDA 등 세계 3대 EDA 업체에 앤시스를 더해 '빅4'라고 부른다.

이번 인수는 EDA 툴 시장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시높시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높시스는 세계 1위 EDA 툴 기업이지만 케이던스와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앤시스의 EDA 툴 점유율은 5% 안팎으로 높진 않지만, 인수합병 시 케이던스와의 격차를 확대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로 강점을 보이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상호 보완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EDA 툴 업계에서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시장도 빠르게 선점할 수 있다. 앤시스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항공·자동차·엔지니어링·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 시뮬레이션 SW 공급,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시높시스는 반도체 EDA 기술력에 앤시스 시뮬레이션 SW 영향력을 더해 경쟁 우위를 더욱 견고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높시스가 앤시스를 인수하게 되면 미래 먹거리를 두고 EDA 업계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높시스의 가장 큰 경쟁자인 케이던스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방한한 폴 커닝햄 케이던스 수석부사장은 “향후 30년 성장을 위한 미래 기술인 시뮬레이션을 신성장 동략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이던스는 특히 바이오 등 앤시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집중 공략, 시장을 넓혀갈 방침이다. 새신 가지 시높시스 CEO는 “반도체 회사의 지속 혁신 역량이 통합된 솔루션이 없어 제한 받고 있다”며 “그래서 시장은 통합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며 앤시스 인수 배경에 대해 밝혔다. 시높시스는 앤시스 주주 승인과 규제당국의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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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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