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4%로 3년 연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정학적 긴장, 무역규제 강화, 중국 경기둔화 등 하방요인이 아직 지배적이라는 진단이다.
WB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작년 성장률 추정치 2.6%보다 0.2%포인트(P) 낮은 2.4%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6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과 동일하다.
WB은 올해 선진국 경제는 1.2%, 개도국은 3.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중국 경기둔화에도 개도국 대부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선진국은 작년 1.5%에서 올해 1.2%로 0.3%포인트(P)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미국은 그간 소비에 따른 초과저축 축소, 높은 금리, 고용 둔화 등으로 소비·투자가 약화되며 성장률이 작년 2.5%에서 올해 1.6%로 0.9%P 감소할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 또한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되며 작년 0.4%에서 올해 0.7%로 약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신흥·개도국은 경기둔화로 전체 성장률이 작년 4.0%에서 올해 3.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불확실성 증대와 심리 악화로 인한 소비 감소, 자산 부문 취약성 지속 등으로 성장률이 지난해 5.2%에서 올해 4.5%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중국 외에 동아시아·태평양에서는 견조한 민간소비로 성장률이 4.4%에서 올해 4.7%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중앙아시아 성장률은 작년 2.7%에서 올해 2.4%로 하락하는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 국가에서는 성장률이 2.7%에서 3.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신흥·개도국 중심으로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가 있으며 투자촉진,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한 과감한 구조개혁 추진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성공 사례로 한국을 소개했다.
한국은 1985~1996년, 1999~2007년 두 차례에 걸친 거시경제 안정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가 연평균 9.2% 증가한 바 있다.
WB는 “한국은 1차 기간 균형잡힌 재정정책을 통한 물가 안정화, 공정거래법 제정 등 시장경쟁 확대, 수입규제 완화 등 거시경제 안정화 추진했다”면서 “2차 기간 거시경제 안정화에 더해 자본시장 자유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변동환율제 도입 등 개혁조치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