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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혁 대한교통학회 회장/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2024년은 교통전문가에게 기대가 큰 한해다. 수도권 교통 지도를 크게 변화시킬 GTX-A가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개통하고 시범사업 형태지만 서울의 하늘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보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이 운영돼 유연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K-pass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해택을 줄 것이다. 2024년에는 미래 모빌리티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것으로 기대한다.

모빌리티 혁명을 가속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작년 4월 18일에 국회를 통과한 '모빌리티 혁신 및 활성화 지원에 관한 법률'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성장을 위한 큰 틀을 제시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그 틀을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모빌리티 혁신의 핵심 요소 중 첫 번째는 기술 혁신을 통한 모빌리티 수단의 다양화다. 새로운 교통수단을 지원할 교통 인프라는 선제적으로 계획되고 건설되어야 한다. 공격적인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연결성의 향상이다. 개별 수단이 제공하는 서비스 한계를 넘어 수단간 끊김이 없게 연결시켜야 통합적으로 교통서비스 질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올바른 통합계획을 통한 시기적절한 집행이 모빌리티 혁명의 성공을 가를 것이다.

세 번째는 모빌리티 정보의 통합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교통 수단과 도시 공간을 더욱 효율적이고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정보 활용을 통한 소위 서비스형 교통서비스(MaaS)의 구현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통 시스템적 관점에서 핵심 요소들이 통합적으로 계획되고 운영돼야만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다. 이는 중앙정부 지자체 그리고 민간 기업을 어떻게 통합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지침이 필요하다. 첫째는 국가 계획 및 지자체의 모빌리티 계획의 연계를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모빌리티 종합 계획'과 실천을 위한 예산 마련이 절실하다. 모빌리티 혁신법에 명시된 종합계획 필요성을 넘어 구체적 범위와 예산 설정 및 집행 등에 관한 구체화가 시급하다.

둘째 정부의 맞춤형 지원을 위한 발 빠른 의사 결정 시스템 구축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의사결정제도 중 하나는 예비 타당성 제도다. 현재 '예비타당성 제도'틀에서 미래모빌리티를 평가하고 투자한다면 최적 시기를 놓치는 의사 결정을 할 것이 자명하다. 변화가 시급하다. UAM 관련 시설인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 철도·도로의 지하화 등과 연계된 의사결정에서 문제점이 있다.

셋째는 인재 양성 이슈다. 미래 교통의 학술적 그리고 실무적 영역은 기존의 틀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러나 현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은 한참 뒤처져 있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교통·도시·정보·인공지능·제조기술 등 다학제적이며 통합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재교육해야 한다.

넷째 미래 모빌리티 시장 개방이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더욱 다양하고 맞춤형이어야 한다. 이들 서비스를 모두 정부 중심으로 계획하고 운영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은 유연하지 않다. 우버, 타다, 그리고 택시 등 사회적 이슈에서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우리는 학습했고 해법도 알고 있다.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이러한 기본 요소들이 하나씩 해결될 때 미래모빌리티는 우리 국토와 도시 구조를 변화시키고, 국민들의 사회경제활동을 위한 교통서비스의 혁명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의 모빌리티 혁명을 기대해 본다.

jinchung@yonsei.ac.kr 정진혁 대한교통학회 회장/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