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산업혁신기술상] 〈중〉 에너진, 대형 수소저장 압력용기 국산화 신호탄

고온·고압·고진공 장비 전문업체 에너진은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2023년 올해의 산업혁신기술상'에서 '신기술'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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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지원을 받은 에너진은 세계에 유일하게 100㎫ 압력에서 1000ℓ 이상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초고압 수소저장 용기를 개발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에너진이 선보인 제품은 현재 국내 수소저장용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점유율 99.9%)하고 있는 미국 기업 제품(553ℓ)과 비교해 2배가량 큰 저장공간을 구현했다. 폭발 위험을 차단한 설계를 적용하면서 안전성도 높였다.

에너진 측은 “세계 최초로 'ASME Sec.VIII Div.3'(미국 압력용기 기술코드) 안전설계에 따라 와이어 와인딩 방식으로 설계·제작해 ASEM(미국기계학회)와 KGS(독성가스 안전설비) 인증을 받았다”면서 “단일 압력용기로는 세계 최대 용량”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 약 660개 수소충전소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충전소 시장에서 사용하는 수소저장 압력용기 대부분은 수입한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진은 이번 개발 성과에 따라 수소저장 압력용기의 국산화율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소저장 압력용기에 사용한 모든 구성품에서 국산화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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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진이 개발한 대형 수소저장 압력용기

특히 포스코와 손잡고 고강도 강선 등을 적용하면서 그동안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수소압력용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에너진은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소재가 수입품과 비교해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가진 것은 물론 품질, 강도, 내구성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진은 현재 자체 제조 설비 1개 세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2개 세트 이상으로 설비를 확충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앞으로 수소 관련 시장 이외에 액화천연가스(LNG), 초임계응용 등 다른 산업으로도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저장용기 기술을 활용한 수소압축기 등 제품군도 확대할 방침이다.

에너진 측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 수소충전소용 고압 수소저장 압력용기와 소재를 국산화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면서 “오는 2025년까지 약 141억원 규모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