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전문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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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5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에 대한 방통위원장 적격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김 후보자가 첫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 후보라는 점에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며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사이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사퇴로 총선 정국에서 갑작스레 공석이 된 방통위의 파행 운영 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가장 믿을 만한 '구원 투수'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위원장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소년 가장'이 됐다.

1972년 예산고를 졸업하고도 동생들 생계를 챙기고 학비를 마련하느라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진 못했다. 3년 뒤인 1975년이 돼서야 전액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에 늦깎이 입학했다.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5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다. 충남대 출신 첫 사법고시 합격자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검사가 된 이후로는 '강력·특수통' 검사로 명성을 날렸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인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발탁된 이후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이끌었다. 김 위원장이 대검 중수부장이었을 때 호흡을 함께 맞춘 대검 중수2과장이 바로 윤 대통령이었다.

김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중수부 시절 각별한 사이로 거듭났다고 한다. 주변에선 윤 대통령이 검사 선배 중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김 위원장을 꼽는다고 전한다.

다만, 야당에서는 검사 출신인 만큼 방송·통신 업무와 전문성 면에서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하듯 방통위를 좌지우지하며 방송 장악하겠다는 대통령의 선전포고”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법조계와 공직을 거치면서 쌓아온 법률 지식이나 규제와 관련된 여러 경험을 토대로 맡겨진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일각의 그런 우려를 잘 듣고 있고,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의혹 수사에서 당시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중수부장이었던 김 위원장 책임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야당의 공세 포인트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