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기획] 'AI' 주도권 쟁탈전…규제·표준 경쟁 본격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새로운 인공지능(AI)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I 안전성 평가 의무화를 비롯해 AI 도구 안전성 표준 마련, 콘텐츠 인증표준 수립, 개인정보 보호 강화 등을 담았다. 머신러닝을 비롯한 AI 훈련부터 개발, 생산과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 규제를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Photo Image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새로운 인공지능(AI)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UPI=연합〉

국가안보전략원(INS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AI의 위험에 따른 경각심과 규제의 시급성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또, 세계 각국의 AI 개발 기업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봤다.

INSS는 “바이든 행정부의 AI 첫 행정명령은 AI가 가지는 긍정적인 잠재성은 극대화하고 국가 안보, 허위정보 생성, 일자리 등에 미칠 위험성은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후,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제정했다.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EU 중심 생태계 질서를 만들기 위한 선수(先手)다.

EU의 AI 규제법은 시민권리와 민주주의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AI 활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는 최대 3500만유로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 규모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유럽 시장에서 활동하는 미국, 중국 등 AI 강국의 기업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비 EU 출신 AI 기업의 상륙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AI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개최한 AI와 관련한 첫 글로벌 정상회담인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가 대표 사례다.

한국을 비롯해 총 28개국과 EU는 '블레츨리 선언'(Bletchley Declaration)에 서명했다. AI 안전 위험을 식별하고 국가 간 각각의 위험 기반 정책을 구축해 세계 사회 발전을 추구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KOTRA는 “주요국은 AI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규제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인류의 공공선을 위해 신기술이 개발·사용되도록 적절한 규제와 국제사회 규범 등이 지속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