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1년만에 영업이익 반토막…이익률도 제조업에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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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지 1년 만에 겪는 부침으로 국제 정세, 경기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1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추정 실적은 매출액 77조4898억원, 영업이익 2조3006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0.7%, 41.3% 줄어든 수치다. 에쓰오일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9%, 44.6% 급감한 35조6903억원, 1조8848억원으로 추산됐다.

양사 영업이익률은 2.97%, 5.28%로 제조업 평균으로 일컫는 6%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 실적이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의 연간 실적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 일 년 만에 부진한 실적과 마주했다. 올해 전반적 시황이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주력인 정유사업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상반기 일부 정유사가 적자전환하는 등 극도의 부진을 겪다 3분기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4분기 다시 상황이 악화했다.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직전 분기 대비 최대 20달러 이상 하락한 것으로 대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매출 19조7285억원, 영업이익 74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8%, 45%가량 하락한 수치다. 에쓰오일은 매출 9조7027억원, 영업이익 47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8% 증가, 영업이익은 44% 줄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정제마진, 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고 변동 폭이 컸다”면서 “전쟁, 경기 침체 등 원유 가격, 석유제품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지속된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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