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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하늘을 뒤덮은 불덩이와 화살세례가 전장을 붉게 물들인다. 자욱한 연기 속에 끝도 없이 늘어선 공성병기가 흥화진 성을 향해 격렬한 공격을 쏟아낸다.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마을은 박살난다. 곳곳에 쓰러진 병사와 처절한 전투 흔적은 마치 전장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40만에 이르는 거란군을 3000명에 불과한 소수 고려군이 막아내는 명장면이 바로 어제 벌어진 일처럼 생동감 있게 화면을 가득 채운다.

고려거란전쟁은 종합 드라마 스튜디오 몬스터유니온과 인공지능(AI) 기반 버추얼 프로덕션 테크기업 비브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대하드라마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고려와 거란 요나라 사이에 벌어진 실제 역사 속 전쟁을 배경으로 고려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대규모 전투가 치뤄진 고대 전장을 각종 화려한 시각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VFX는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그림 등에 적용되는 영상제작기법 가운데 현장 촬영이 어려울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주로 활용돼 흔히 CG 특수효과로도 불린다. 고려거란전쟁은 국내 드라마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해 호평받았다.

고려거란전쟁 공동제작에 참여한 비브스튜디오는 콘티, 컨셉아트, 프리비즈, 테크비즈 등 사전 프리 단계에서부터 시각적인 방향성과 함께 연출 방향에 맞춰 가장 효과적으로 VFX를 구현해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촬영 이전에 난이도가 높은 장면은 3D 프리비즈 작업을 통해 실현 가능성 및 계획을 준비하도록 활용했다. 전투 전반 흐름을 미리 파악하며 연출 감독 연출 방향성에 시각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비브스튜디오는 앞서 AI기반 버츄얼 휴먼 '질주'를 비롯해 버추얼 콘텐츠 프로덕션 및 실감형 콘텐츠 특화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브 방탄소년단(BTS) 오리지널 스토리 영상, 방송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키스 더 유니버스' 등을 제작하며 주목 맏았다. 첨단 기술력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버추얼 프로덕션, 디지털 실감 콘텐츠, CGI(Computer Graphic Image) 등을 콘텐츠 제작 분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김세규 비브스튜디오스 대표는 “VFX와 CG작업을 통해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스케일의 극적이고 장엄하며 동시에 사실적인 전투장면을 연출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고려거란전쟁은 제작비만 27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달 11일 KBS2를 통해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CG 기술을 적극 활용한 대규모 전투 장면 등으로 강력한 시각적 인상을 남기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넷플릭스에서도 정통 사극 최초로 국내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귀주대첩과 흥화진 전투 등은 치열한 연구로 완성한 역사 고증에 첨단 VFX 기술력을 접목해 시청자 눈을 사로잡았다. 총 32부작으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 25분 KBS 2TV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