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김학성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비정형 단백질'을 간단하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을 디자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정된 구조가 없는 '비정형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부터 암, 심혈관계 질환,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신속하게 검출·분석할 수 있다면 질병 진행을 막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비정형 단백질은 고정된 구조가 없어 분석과 기능 연구가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비정형 단백질이 단백질 2차 구조인 '베타 스트랜드'를 형성하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 이런 특정 서열과 결합할 경우에만 신호를 방출하는 새로운 센서 단백질 디자인 방법을 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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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센서단백질 연구 모식도. 비정형 단백질과 결합하면 발색단 형광파장이 변화되도록 설계해 아밀로이드 베타 상호작용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녹색 형광 단백질(GFP)의 베타 스트랜드 하나를 제거한 후, 비정형 단백질 특정 서열이 결합하면 형광 단백질 발색단의 파장 스펙트럼이 변하는 센서 단백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대표적 비정형 단백질이자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을 개발, 실시간으로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영상화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비정형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 복잡한 여러 단계 전처리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탓에 비정형 단백질 자체가 크게 변형돼 실제 비정형 단백질 분석과 기능 연구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 단백질은 단순히 비정형 단백질과 섞는 것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비정형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어 관련 분석과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KAIST 생명과학과 유태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이진수 박사, 윤정민 박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잭스 골드(JACS Au)'에 지난 10월 26일자 3권 11호에 출판됐고,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제1저자인 유태근 박사는“이번 연구가 비정형 단백질의 분석과 관련 병리기전의 연구에 새로운 방법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