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시장이 LPG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기오염 방지 규제 시행에 따라 퇴출이 예고된 디젤 트럭 자리를 LPG차가 빠르게 대체하면서다. 수송용 연료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국내 화물차 시장도 바야흐로 친환경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6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가 각각 출시한 LPG 1톤 트럭 포터2, 봉고3의 계약 대수가 출시 1주일만에 합산 3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한 1톤 트럭 '2024 포터 2' 모델을 출시했다. LPG 포터의 부활은 2003년 이후 20년만이다. 기아도 다음날 터보 LPG 엔진을 탑재한 '봉고 3' 1톤 트럭을 내놨다. 기아는 그동안 LPG 모델이 없었던 1.2톤 트럭도 라인업에 넣고 자동변속기를 확대 적용했다. 양사는 디젤 1톤 트럭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1톤 트럭 대표 모델인 포터와 봉고가 모두 기존 디젤 엔진 대신 LPG로 교체된 것이다.
두 차종의 계약대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합산 3만대를 넘어섰다. 아직 최종 출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올해 출고된 전기 1톤 트럭 대수인 3만8000대와 맞먹는 규모로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내년부터 디젤 1톤 트럭의 신규 등록이 막히면서 LPG차로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내년부터 소형 택배화물차와 어린이 통학차의 신규 등록은 LPG와 전기 등 친환경차만 허용된다.
LPG 화물차 구매 지원책도 주효했다. 운행하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신규 구입하는 경우 정부의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통해 최대 900만원(신차구입 보조금 100만원,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금 최대 80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PG 트럭을 비롯한 3종 저공해차량에 전국 공영주차장(30~50%)과 공항 주차장(20~30%) 이용료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신형 LPG 트럭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대폭 줄여 정부로부터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으며 북미의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인 SULEV30도 만족했다.
1톤 트럭 시장은 연간 15만대 안팎이다. LPG가 디젤을 대체하면 대기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LPG 트럭이 10만대 보급되고 연간 1만km 주행하면,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1만6000톤, 질소산화물(NOx) 106만톤을 저감할 수 있다.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은 “수송 부문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10여 년간 이어온 산학연 협력 기술개발 사업이 이번 LPG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트럭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며 “환경성과 성능을 모두 갖춘 신형 LPG 트럭으로 친환경 화물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