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22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6개 부처 장관에 대한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는 정치인 출신 장관을 내보내고 관료와 전문가 중심으로 2기 내각을 꾸렸다. 검증된 실무형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해 민생 정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함께 경기 회복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인선에 대해 “이번 개각의 포인트는 여성을 적극 등용하고 총선을 앞두고 내각 분위기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거시·금융 두루 거친 정통관료
윤 대통령은 이날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며 2기 내각 구성을 본격화했다. 19개 부처 장관 중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해양수산부, 국가보훈부 등 경제부처 중심으로 교체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는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내정됐다. 최 후보자는 정통 경제·금융 관료다.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제1차관 등 거시경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증권거래법과 신탁업법, 선물거래법 등 6개 자본시장 관련 법률을 통합한 '자본시장법'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대응 체계도 마련했다.
대통령실은 최 후보자가 거시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있는 경제정책 최고 전문가로, 물가·고용 등 민생 경제를 챙기며 근본적인 민생경제 체질을 개선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1963년 서울 출신인 최 후보자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5년 행시에 합격했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이후 코넬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2007년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지내면서 현 자본시장통합법 입안을 주도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앞둔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실무위원을 맡았고, 이후 기재부에서 장관 정책보좌관, 미래전략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했고 2011년 기재부로 돌아와 정책조정국장과 경제정책국장 등 거시경제 요직을 섭렵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2017년 기재부 1차관을 지냈고, 2020년 농협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3월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로 복귀하면서 현 정부 경제정책을 주도했고, 경제수석을 거쳐 6년여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최 후보자는 이스라엘-하마스간 무력 충돌, 국제유가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대내외 물가 변동성에 유의하면서 민생물가 안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자는 “대내외 경제여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임중도원(任重道遠,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회 청문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LH 사장 재임, 주택정책 전문 정통관료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됐다. 박 후보자는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국토교통 정통 관료다. 이후 2016년부터 3년동안 LH 사장을 역임했다.
대통령실은 박 후보자가 풍부한 정책경험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고 있어 국민주거 안정과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난 박 후보자는 동래고등학교와 고려대 행정학 학사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지역계획 석사를,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주택·토지 분야를 두루 거친 주택·토지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시야가 넓고 추진력이 강한데다 업무처리가 꼼꼼해 국토부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최근 몇년동안 국토교통부 장차관 후보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주택토지 정책 전문가다.
박 후보자는 LH출신으로서 서민 주거 안정과 LH 혁신 등의 과제 해결과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 개척을 위해 규제 개선과 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中企 해외진출 지원 적임자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이 지명됐다. 1964년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외무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외무고시 출신 여성 외교관으로 처음 차관에 오른 인물이다.
오 후보자는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 베트남 대사 등을 거치며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경제 외교 분야의 다년간 경험을 쌓은 점이 주된 지명 배경으로 작용했다. 중기부는 올해 핵심 목표를 '디지털 경제 시대, 미래를 만드는 세계적(글로벌) 창업 대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의 글로벌 진출, 디지털 전환 촉진이 핵심 과제인 만큼 오 후보자의 경제 외교 분야에서의 다년간의 경험이 우리 중소기업의 신시장 개척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 지향 유니콘 창출, 중소기업 수출 50+, 세계가 찾는 소상공인 상권 조성 등을 위한 세부 과제를 올해 순차로 제시하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에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한 예산이 1조4452억원이 반영됐고, 중소기업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투자도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26년 농촌 연구 '전념'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명됐다. 송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농식품부는 1948년 출범 이후 첫 여성 장관을 맞게 된다.
송 후보자는 1967년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학위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역개발팀장, 연구위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송 후보자는 농경연에서 오랜 연구활동을 펼친 농촌문제 전문가로, 대통령 소속 농어업·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송 후보자는 특히 대표적인 농촌 균형발전 전문가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의 농경정책에 참여하며 오랜 기간 연구해온 살기좋은 농촌, 살기좋은 지방시대 구현에 힘을 쏟고 있다. 물가 안정, 농업 혁신, 디지털 전환 등 농식품 업계의 과제 해결이 송 후보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