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신규 은행 인가 신청을 상시 개방한데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휘말리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관심에 불을 붙였다. 관련 라이선스와 사업 추진 컨소시엄이 잇따라 등장했다.
4일 핀테크, 금융업권에 따르면 복수 핀테크 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 중이다.
핀테크 업권은 사실상 특화전문은행을 다시 준비한다. 특히 자영업자, 소상공인 위주 서비스를 무기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세금환급앱 '삼쩜삼'을 운영 중인 자비스앤빌런즈는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은행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은행업을 구상 중”이라면서 “조만간 구체적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특화전문은행에 도전했던 한국신용데이터(KCD)도 인터넷은행 인가를 다시 노린다. 소상공인 전문은행을 표방한다. KCD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하겠지만, 현행법 상 신청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인터넷은행 뿐이어서 이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새해 초에는 인가신청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일부 중견기업이 금융권과 협업해 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처럼 일반인 대상 서비스도 포함하는 인터넷은행을 고려 중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은행 인가 접수 문이 열린 만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관련 업체들은 인터넷은행 진출을 타진할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이 특화전문은행 제도도 계속 검토하겠다고 한만큼, 일단 인터넷은행 라이선스에 접근해 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1위 사업자인 카카오뱅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 같은 '인터넷은행 확보' 흐름에 불을 붙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PE)가 카카오뱅크 매각에 따른 시나리오를 짜는 중이다. 프로젝트 펀딩 등 인수 자금을 모으려는 사전작업이다. 카카오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의 재판 결과에 따라 최대 17.17%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내놔야 할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지분은 아직 변수가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면서 “카뱅에 대한 관심이 신규 인터넷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