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학교에 도입된다. 수학, 영어, 정보, 특수교육의 국어가 대상 과목이다. 2028년까지 국어, 기술.가정, 사회, 과학 과목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AI 디지털교과서를 타고 미래교육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그 주체는 누구일까? 교사, 학생, 학부모가 관련됐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교사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로서 학교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AI 디지털교과서의 성공적 정착의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왜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까?
근대식 학교교육 시스템은 오랫동안 '평균'을 기준으로 운영돼 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많은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학생의 개별적 필요와 잠재력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학교교육 시스템은 대부분 학생이 따라갈 수 있는 '평균적'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교육 방식과 속도에 맞춰 학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생은 각자 다른 배경, 관심사, 학습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평균적 학교 교육과정에서 간과되고 있다.
모든 학생은 독특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개별 맞춤형 교육은 학생 개인의 강점, 약점, 학습 스타일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학생이 자신의 학습 경로를 탐색하고, 자신감을 갖고 학습에 임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 기회를 지원하기 위해 AI와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세 가지 기술적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AI에 의한 학습 진단과 분석(Learning Analytics)이다. 학생의 학습 진도와 이해도를 분석해 각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개인별 맞춤형 학습(Adaptive Learning)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학생 학습 수준과 속도를 고려해 맞춤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학습할 수 있다.
셋째, 학생 중심 학습 코스웨어(Human-Centered Design)이다. 학생의 요구와 관점을 중심으로 설계된 이러한 코스웨어는 학습 경험을 개인화하고,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학생은 이러한 최적화된 맞춤학습 콘텐츠를 통해 배우며, 교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업을 디자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활동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디지털 기반 미래교육의 방향
교육부는 2025년을 '미래를 위한 디지털 기반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은 학교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해로, 우리 교육의 시스템을 한 층 업그레이드하고, 미래 학습 환경을 만들어가는 중대한 번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학년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고교에 처음으로 전면 도입된다. 교육과정 개편은 학생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자유와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시작되는 교육개혁은 대입제도에 연결이 된다. 교육부는 2028 대입제도 개편을 통해 학교교육에 집중하는 학생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고 있다. 고교 내신 5등급제 도입은 기존 9등급제에 비해 학생 사이의 경쟁을 완화시키고, 교육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교사 역할은 단순한 서열 매기기에서 학생의 종합적 역량 평가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 교사가 학생의 다양한 학습 과정과 결과를 보다 깊이있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플립러닝과 프로젝트 수업, 활동 중심 수업이 평가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수업 방식 혁신은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실제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주요 서비스 내용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발될 AI 디지털교과서가 우리 아이의 학습 환경에 어떤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부가 제시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서비스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를 위한 공통서비스, 학생을 위한 서비스, 교사를 위한 서비스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를 위한 기능인 공통 서비스는 우선 대시보드를 통한 학습 데이터 분석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학습 진도, 강점, 개선 필요 영역 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교육 주체간 소통 지원 서비스도 포한된다. 학생, 교사, 학부모간 효과적 소통을 지원해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협력을 강화한다. 모든 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로그인을 통해 접근할 수 있어 사용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사용자 친화적 환경과 경험(UI/UX)를 통해 쉽고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을 제공하며, UDL(Universal Design for Learning)과 다국어 지원을 통해 모든 사용자의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학생을 위한 서비스는 한 마디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AI 튜터'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디지털교과서에는 학생 학습 수준과 요구를 진단하고 분석해 학습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개별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경로와 콘텐츠를 추천해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사를 위한 서비스는 'AI 보조교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AI 보조교사는 교사가 수업을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맞춤형 평가 결과를 교사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교사는 학습 콘텐츠를 재구성하거나 추가해 수업을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학생의 학습 이력과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관리하고 효과적 교육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습 과정을 개인화하며, 교육 공동체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학부모는 자녀가 이러한 혁신적 교육 환경에서 교과 내용을 습득하면서 올바른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성패는 하이터치 교사가 좌우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하이터치 하이테크(HTHT) 교육은 교사가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 중심 학습을 지원하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깊은 이해와 학습의 발전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AI 보조교사인 AI 디지털교과서는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습자를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 자료와 시스템이 있어도 학생의 학습 동기가 부족하면 교육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별 목표 설정과 학습 계획 수립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이끌어내는 교사 역할이 중요하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성공적 정착의 핵심 주체는 교사이고, 교사의 활용 역량에 교실 수업 혁신 성패가 달려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jychung@ewha.ac.kr
〈필자〉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미래교육 전문가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4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사무관과 서기관을 거치며 교육정책 기획·집행을 수행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해 교육학과장, 호크마교양대학장,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교육부가 지정한 미래교육연구소장, 창의교육거점센터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