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절주절]〈19〉 와인 한 잔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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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빈 시스템.(사진=아영에프비씨)

딱 와인 한잔이 무척 당기는 날이 있다. 와인 한병을 들었다 놨다하다 결국 코르크 마개를 열어 버린다. 한 잔을 만족스럽게 마시고 나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남은 와인 병을 들고 코르크 마개를 뒤집어 꽂기 위해 한참을 씨름한다.

와인은 개봉하면 보통은 하루 안에 마시길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화이트와 로제 와인은 개봉 후 3~5일은 지속되고 풀바디 레드와인은 최대 일주일까지 보관했다 마실 수 있다고 알려진다. 산화를 늦추고 맛과 향을 보존하려면 적절하게 밀봉해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코르크 마개를 뒤집어 꽂는 밀봉은 사실 적절한 방법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와인 스토퍼와 같은 적당한 와인 보존 장치 사용을 추천한다. 만약 이마저도 없다면 차라리 작은 용기에 바꿔 담아 밀폐해 보관하는 것이 낫다.

코르크의 정체도 궁금하다. 기원전 5세기에 침몰한 난파선에서 수백개의 와인 항아리가 발견됐는데 이 항아리에 모두 코르크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와인병 마개로 쓰는 코르크 원료는 나무 줄기의 껍질 일부인 코르크층이다. 나무 중에서도 코르크 층이 두터운 참나무가 주로 쓰인다. 코르크는 천연 마개 역할을 하는데 온도나 압력의 변화에도 형태가 일정하다. 병목에 넣은 코르크 마개는 원래 크기로 돌아가기 위해 밀도가 높아지고 수분이 닿으면 부드러워지는 성질을 가진다.

코르크 마개를 개봉하면서 유입된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내부 공기를 빨아들여 진공 상태로 만들어 주는 와인세이버나 활성탄소필터를 장착한 마개 등이다. 최근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비활성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도 있다. 바늘을 코르크에 꽂아 가스를 주입하면서 와인을 추출하는 코라빈 시스템은 최대 2년 이상 와인을 보관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와인을 보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마개를 열고 신선한 상태에서 마시는 것이다. 혼술보다는 함께하는 이들과 즐기는게 최선이라는 얘기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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