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저궤도(LEO) 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스타링크와 원웹 등 글로벌 위성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 군(軍)과 해상 선박, 항공 등 모빌리티 영역에서 지상망을 보완하는 핵심 네트워크 인프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최근 유럽 위성기업 유텔셋원웹과 국내 서비스 개시를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유통·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원웹 저궤도 위성망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 공급에 속도가 붙었다. 한화시스템은 이달 말 원웹 유통·공급 계약서를 포함한 국경간 공급 협정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5면〉
앞서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국내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도 내년 상반기 국내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국경간 공급 협정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스타링크가 요청한 Ku밴드(12~18㎓) 대역에서 기존 주파수와 혼간섭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스타링크는 국내 위성기업인 SK텔링크, KT샛과 제휴를 맺고 B2B 영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양사는 국내에서 선박이나 항공기 등 B2B 서비스를 우선 선보이고 향후에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으로 서비스 확장을 타진할 방침이다.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과 향후에는 도심항공교통(UAM), 원거리 자율운항선박 등 신산업에 위성통신 활용이 기대된다. 지구 주위 저궤도(300~1500㎞)를 하루에 11~15회 공전하는 위성 수천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원웹의 위성망을 활용해 B2B 위성통신 서비스 공급을 추진한다.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격오지와 지상망이 도달하지 못하는 해상·공중 등에서 위성통신 안테나를 장착하고 24시간 안정적인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링크 역시 선박이나 항공기 등 B2B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외항상선·원양어선 선원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통해 망망대해에서도 육상과 동일한 속도와 품질로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위성통신은 자율주행차와 농업용 트랙터, UAM, 실내외 로봇에도 활용된다.
우크라이나전을 기점으로 우주전(戰)이 본격화되면서 끊기지 않는 통신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자연재해, 전쟁 등으로 지상망이 파괴돼 통신 불가시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해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김정호 한화시스템 항공·우주부문 사업대표는 “정부용 저궤도 통신 네트워크를 우선순위 과제로 추진 중”이라며 “인프라가 열악한 도서·산간과 재난재해와 지정학적 위기상황 등 긴급 상황에서 끊김없는 원활한 통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