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아졌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까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79개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 단리)는 4.07%로 집계됐다. 4.12%를 기록했던 지난 1일과 비교하면 한 달도 되지 않아 0.5%포인트(P)가 줄었다. 특히 금융권 예금금리 경쟁이 치열하던 지난해 같은 기간(5.53%)보다는 무려 1.46%P나 줄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예금금리(12개월 기준, 단리)는 기본금리가 2.6~4.05%로 집계됐다. 우대금리까지 포함한 최고금리는 3.5~4.05% 수준이었다. 최고금리를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0.02%P 차이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해 은행들 수신 경쟁 자체를 당부하면서 상승은 멈췄지만, 4%대에 머물러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시중은행 10곳 부행장들에 “시장금리 상승 폭을 초과하는 과도한 수신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상 저축은행 예금이자는 시중은행보다 많게는 1%P 이상 차이 나는 게 일반적이다. 예금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은행과 금리 경쟁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금리를 채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독이 됐다. 저축은행은 높은 금리로 자금을 유치했지만, 법정 상한 금리와 예대율 등 규제로 대출이 여의찮았다.
수신 금리를 올릴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자 이는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은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956억원)와 비교해 9918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성적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계 저축은행(KB·신한·하나·우리·NH·IBK저축은행) 3분기 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 이들의 순이익은 3억원 수준이었다. 3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347억원이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금금리 상승이 최근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4% 안팎을 기록하는 등 높다”면서 “다만 저축은행은 업황 악화와 더불어 지난해 고금리 예금만기가 이어지면서 실적 악화가 커지고 있어 조만간 제2금융권 금리가 1금융권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