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주 사업자 자리를 두고 SK C&C, LG CNS, '기술연합체' 3개 세력이 맞붙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CBDC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 및 활용성 테스트 입찰에 SK C&C, LG CNS, 기술연합체(블록오디세이·람다256·파라메타·지크립토·핑거)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116억원 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기술평가(90%) 및 가격평가(10%)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입찰 업체부터 차례로 협상을 실시해 이달 말 낙찰자를 최종 결정한다.
이 사업은 CBDC 기본 개념 구조를 토대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을 조성하고 실제 활용 사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바우처'를 중심으로 미래 디지털화폐로 쓰일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지난 2021년 CBDC 모의실험에 입찰했던 SK C&C는 이번 입찰 경쟁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것으로 알려졌다.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이전 카카오 진영에서 핵심 연구를 수행했던 '오픈애셋' 팀이 SK 진영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진영은 올해 초 진행됐던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에 참여하는 등 관련 사업에 열의를 보여왔다. 참여한 6개 사업자 중 크러스트를 포함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4개 사업자가 모두 카카오 관계사였다. 그러나 이번 활용성 테스트 입찰에는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 등 카카오 진영 계열이 모두 빠졌다.
LG CNS의 경우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디지털 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한 경험, 협력 사례가 많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역량도 검증됐다. 모바일 운전명허증이나 조폐공사 지역화폐 시스템, 빗썸메타의 NFT 거래소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SK, LG 진영과 경쟁을 예고한 기술연합체 컨소시엄도 이목을 끈다. 컨소시엄에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블록오디세이,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 '영지식증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지크립토 등이 합류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다 보니 안전성 측면에서 대기업들이 주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블록체인 기술 트렌드와 전략적 관점이 집약된 기술기업 연합체 측의 참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