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사용처를 지정할 수 있는 특별교부금을 늘려 인공지능(AI) 기반 수업을 위한 교원 역량 강화 등에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1일 교육부와 국회에 따르면 오는 22일과 23일 예정된 교육위 법안심사소위는 특별교부금 비율을 높여 교사들의 AI 관련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방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현행 특별교부금은 내국세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가시책사업, 지역교육 현안사업, 재해 대책사업 등 특별한 사유가 생기면 교육부가 교육청에 배부하며, 교육청이 사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보통교부금과 구별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출한 지방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특별교부금 비율을 기존의 3%에서 4%로 1%P 올려 초중등 교원의 AI 기반 교수학습 역량 강화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한시적으로 특별교부금 비율을 4%로 조정하며 2030년부터는 별도 법 개정 없이 기존의 3%로 복귀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2023년 예산안을 기준으로 약 7400억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AI 맞춤형 방과후 교육 사업, 교원 AI 교수학습 역량 강화에 한정해 사용하도록 한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특별교부금 증가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공교육 디지털 혁신은 AI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선도해 사교육을 흡수하는 게 목표다.
이 같은 AI 기반 공교육 혁신의 성공 여부는 초중등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한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
국회 예정처도 특별교부금을 활용하는 게 적절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예정처는 '사교육비 절감 및 공교육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보고서에서 “전국 단위 초중등 교원 연수 표준 모델 개발 및 운영,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의 지역간 교육 격차 최소화를 위해 교육부가 사용 용도를 지정해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특별교부금 형식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높은 사교육 부담을 완화하고 공교육이 AI시대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현장에서는 특별교부금 증액을 반대하고 있다. 특별교부금은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만큼 교육청이 자유롭게 집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최근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교육감 권한을 축소해 교육 자치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AI 디지털 교육 사업이 특별교부금 비율을 상향해서까지 추진해야 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