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에 예고한 송출중단조치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20일부터 송출중단을 예고했지만 정부가 시정명령에 준하는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협의체 가동 기간 동안 송출중단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양 사는 대가검증협의체에서 계약 공정성을 가리게 됐다.
현대홈쇼핑은 이날 KT스카이라이프 송출중단을 잠정 보류한다고 공지했다. 두 회사는 현재까지 송출수수료에 대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이른바 '블랙아웃'이 가시화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가검증협의체 운영 기간 동안 방송 중단을 금지하는 행정지도로 강경한 의사를 내비쳤다.
개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가검증협의체는 자문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자문결과를 과기정통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30일 범위에서 한 번만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최장 90일까지 협의체가 운영될 수 있어 이 기간 중재되지 않는다면 내년까지 송출중단을 연기하는 것이다.
양 측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 측은 현재의 채널 번호(6번)에서는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뒷자리 채널 번호로 이동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뒷 번호로 이동하면 송출수수료가 낮아져서다. 반면 KT스카이라이프는 6번 채널에 입점할 대체사업자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 이를 감안한 수수료 인하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은 6번을 유지한다면 경쟁입찰, 다년계약 등 다양한 대안과 송출료 협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KT스카이라이프측은 수용 불가 답변을 고수하며 송출중단은 시청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양 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첫 대가검증협의체가 열릴 공산이 커졌다.
두 회사 간 공방전도 치열한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 측이 가이드라인 협상기간 경과 전 송출중단을 통보했고 모바일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개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본 협상기간은 5개월이며 추가 협상기간(최대 3개월)은 선택할 수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기본 협상기간 5개월(3월 15일~8월 15일)간 성실하게 협의에 임한 뒤 9월 15일에 송출중단 의사를 전달했다”며 “KT스카이라이프가 요구한 모바일 매출 데이터도 지난 7월 공식 공문을 통해 이미 제공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송출중단 잠정 보류가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송출중단이 시청권 침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과거 KT스카이라이프가 홈쇼핑사와 송출료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송출중단 카드를 활용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간 끌기라는 해석이다.
지난 2016년 A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간 송출료 협상 과정에서 KT스카이라이프는 송출료 인상을 요구했고 A홈쇼핑은 인상 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스카이라이프는 같은 해 12월 송출료 계약 종료를 통지한 후 방송 송출중단을 고지했다. 이 외에도 유료방송사 주도로 채널변경이나 송출중단 통지는 수차례 이어진 바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시청자 보호를 앞세우며 송출중단 시점 연기와 추가 협상만 유도하고 있다”며 “대안도 없고 명분도 없는 시간끌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 측은 “현대홈쇼핑이 방송송출 중단을 잠정 연기한 것은 시청자 보호와 홈쇼핑 입점 중소업체 상생을 위해 다행스러운 선택”이라면서도 “두 차례 방송송출 중단 예고를 사익을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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