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이 '수소'와 '스타트업' 협력에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틀 연속 함께하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양 정상은 17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에서 함께 좌담회를 하면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전날 올해 7번째 정상회담도 가졌었다.
간담회는 한일, 한미일 첨단기술 협력을 주제로 개최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사회를 맡았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이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을 '포괄적 협력체'로 발전시키기로 한 것을 상기하며 첨단기술, AI·디지털 거버넌스 정립, 탄소 저감 및 청정에너지 전환 등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 협력의 잠재성이 큰 수소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수소차와 발전용 연료전지 공급 등 수소 활용 측면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일본은 가장 많은 수소 특허를 보유한 기술 선진국이다.
다만 양국 모두 '청정 수소' 생산 여력은 부족하다.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호주, 중동 등 제3국 공동 생산을 위한 협력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고효율 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도 매우 크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일이 힘을 합치면 수소 생산과 도입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청정 수소' 인증 안전기준 설정 등 국제 규범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좌담회에 앞서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양국 스타트업 대표 및 관계자들도 함께 만나 스타트업 협력 관련 방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혁신에는 국경이 없다. 국적이 어디에 있든 또 스타트업이 어느 위치에 있든 혁신을 꿈꾸는 인재들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양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양국의 연대와 협력이 확대되면 훌륭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내년 초 일본 도쿄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개소해 양국 교류의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일정은 일본 측이 제안해 성사됐다. 기시다 총리는 스타트업 육성을 '경제회복 4대 전략' 중 하나로 제시하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