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병원들이 내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의료서비스 로봇을 활용한 결과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로봇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관제시스템을 표준화하는 등 병원과 로봇 제조사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림대성심병원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지난 17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개최한 '2023 의료보조 및 긴급대응로봇 실증 성과보고회'에서는 실제 업무 현장에서 의료서비스 로봇을 사용하는 병원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국내 병원 중 가장 많은 7종 73대 로봇을 보유한 한림대성심병원은 약제·검체 배송 중심으로 로봇 배송건수가 증가하고 간호사·약사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성심병원의 로봇 사용건수는 2022년 5개월간 3689건에서 올해 10개월간 1만6592건으로 증가했다. 배송·방역·안내·비대면 다학제 로봇 중 배송로봇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 798건에서 올해 9357건으로 가장 높은 사용건수를 기록했다. 전체 로봇의 일평균 사용량은 약 100건이다.
의료진 만족도도 높았다. 배송로봇을 사용한 간호사는 배송로봇이 편리하고(92%) 계속 사용하겠다(94%)고 응답했다. 앞으로 로봇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응답은 무려 92%에 달했다.
병원 내 약사의 경우 편리하다는 응답은 20%로 낮았으나 계속 사용하겠다(67%), 로봇 도입이 필수적이다(73%)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미연 한림대성심병원 커맨드센터장은 “약제나 검체를 배송하는 배송로봇의 업무 경감효과에 대한 내부 만족도가 높고 실제 사용량도 가장 많았다”면서 “병실에서 로봇을 이용해 수술안내 등을 하는 비대면 다학제 로봇의 경우 고령 환자도 거부감이 거의 없고 실제 도움을 받았다는 응답률이 90% 이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와 용인세브란스병원도 의료서비스 로봇을 적극 활용하면서 적용 분야 확대와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검체와 약제, 검사결과지를 이송하는 서비스 로봇, 회진이나 환자 교육에 사용하는 의료보조로봇, 고중량 물품을 이송하는 고중량 이송로봇, 병원 내를 소독하는 방역로봇 등 총 16대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6종에 걸쳐 11대 의료서비스 로봇을 운영하면서 적용 분야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수술도구 이송로봇을 LG전자와 개발하는 등 의료현장에서 새로운 사용 분야를 발굴하고 있다.
구자춘 성균관대 교수는 “세계 교역량의 80% 이상이 표준 영향을 받을 정도로 단일 국제표준의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약제배송 분야 로봇의 유용성이 실제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이 분야의 표준화와 통합관제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인찬 엔에이치아이 대표는 “의료서비스 로봇 도입 초기부터 표준화된 통합관제를 기반으로 해야 개방성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로봇을 운영 플랫폼으로 삼고 그 안에 다양한 서비스를 빠르고 다양하게 적용해볼 수 있도록 애자일한 구축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