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
임기 10개월여 앞두고 사의
“권한 없는 사업에 과한 책임 부당해”
감사 마무리 앞두고 자진 하차 통보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대규모 오류 사태로 진통을 겪어온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노대명 원장이 임기 만료를 10개월여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근 감사원 결과가 마무리되고 임직원 징계가 가시화되자 정보원이 책임 대부분을 안게된 것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노대명 원장은 오전 임원진 회의에서 보건복지부에 사표를 제출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노 원장 임기는 당초 내년 10월까지이나 이날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내부에 밝혔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희망이음),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 사회·보육서비스 통합정보시스템 등 보건복지와 사회·보육서비스 분야 정보시스템을 통합 운영·관리한다. 시스템과 데이터를 이용해 위기에 처한 복지 대상자를 미리 발굴해 지자체에 통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노 원장은 제5대 원장으로 2021년 9월 취임했다. 보건복지부가 1200억원 규모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2021년 9월 복지로와 복지멤버십 일부가 제1차 개통했다. 노 원장이 취임한 작년 9월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일부가 2차 개통한 이후 각종 오류가 발생해 각 부처 복지 업무에 큰 혼선을 일으켰다.
사회보장정보원은 해당 사업이 △보건복지부가 사업 주관·수행 기관으로 정보원을 지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단을 직접 꾸려 수행했고 △해당 사업에서 정보원이 일정 권한을 부여받지 않고 일부 지원 업무만 했다는 점 △문제 해결에 동원할 개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나 정부가 인력 확대를 지원하지 않은 점 등을 호소해왔다.
한 관계자는 “개통 오류 문제가 터진 후 권한도 책임도 없는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이 벌어졌고, 결과적으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기관장으로서 책임감과 부당함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