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캐시미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캐시미어 머플러'라며 판매된 제품에 캐시미어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 분노가 커지는 모양새다. 패션 플랫폼은 환불, 브랜드 전수 조사 등 논란을 진화하곤 있지만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 소비자 불만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무신사스토어·29CM)·W컨셉·SSF샵·EQL 등 패션 플랫폼 4개사는 가짜 캐시미어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브랜드 '247서울'과 '할렌'의 캐시미어 머플러 상품이다.
247서울과 할렌은 제품 캐시미어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폴리에스터, 레이온 등 일반 원단으로 제작된 상품을 캐시미어 상품으로 둔갑해 판매했다. 지난달 247서울에 이어 할렌도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제품 관리에 대한 소홀함을 인정했다. 원단 공급 업체에서 제공한 정보 만을 가지고 제품 정보를 기재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브랜드가 입점한 패션 플랫폼도 비상이 걸렸다. 제품 판매 기간이 최대 6년으로 긴 데다 합리적인 캐시미어 제품으로 소문나며 판매량도 높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문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수 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W컨셉·SSF샵, EQL은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환불 절차를 공지한 상태다. 무신사는 동일 키워드인 캐시미어 머플러 제품, SSF샵과 EQL은 캐시미어 혼용 제품에 대한 전수 조사도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EQL을 제외한 3사는 고객이 직접 고객센터 또는 홈페이지 1:1 문의를 통해 요청하는 경우에만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환불 사실에 대한 고지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이 아닌 공지사항 탭에만 올려놓은 상태다. 일반 고객 입장에서 가품 피해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
한섬 EQL만 문제 상품을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개별 환불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나 전화를 통해 환불 관련 안내를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 입점 협력사가 캐시미어 상품을 신규 등록할 경우 시험성적서 증빙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가짜 캐시미어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의 경우 제작된 시제품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는 검수 과정을 두지만 그렇지 않은 브랜드도 많다”며 “캐시미어 소재는 물론 원단 공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성분 검사 없이 가품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