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대표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창업자 자오웨이궈 전 회장이 국가 경제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손실액수가 2500억원 이상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지린시 인민검찰원은 전날 지린성 지린시 중국 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오 전 회장이 국가 경제에 입힌 손실액이 13억6000만위안(약 2518억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칭화유니가 매입해야 하는 국유기업의 부동산을 자오 전 회장이 헐값에 사들여 4억7000만위안(870억원) 상당의 국유 자산을 불법으로 점유했다고 주장했다. 또 칭화유니 수익 사업을 시중보다 더 비싼 가격에 맡겨 8억9000만위안(1648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도 적용했다.
자오 전 회장은 재판 최후 진술에서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자오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상장기업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뇌물 수수 등 개인 비리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오 전 회장의 부정부패 엄단보다는 반도체 '굴기' 실패에 대한 책임론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당국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중국 반도체 대표 기업 수장에 대한 군기 잡기 차원에서 이뤄진 처벌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2025년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이기 위해 3429억위안(63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칭화유니도 막대한 지원을 받았지만, 회사는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20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30% 미만으로 평가된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