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이온가속기는 세계 다른 것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인상적인 시설입니다. 이런 연구시설을 잘 유지해 이룬 기초과학 역량은 과학기술과 산업 전반의 발전 토대가 됩니다.”
핵천체물리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비셔 미국 노터데임대 특훈 교수는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중이온가속기(라온), 나아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향후 큰 보답을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비셔 교수는 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핵연구단,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천체물리 최대 규모 국제학회 '제17회 우주속 원자핵 국제심포지엄' 참가차 우리나라를 찾았다.
핵천체물리학, 저에너지 핵물리 실험, 다양한 핵물리 분야를 연구하는 석학이다. 그가 몸담은 노터데임대에 가속기도 있어 해당 분야에 밝다.
마이클 비셔 교수는 향후 우리 중이온가속기 위상과 역할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이 보이는 시설로, 해외 가속기와 연구 협력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특히 우주 원소의 기원 연구에 활용할 수 있고, 중성미자 연구에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초과학 외 영역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도전적인 연구는 최신 전기·전자 장비나 관련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W) 개발도 견인하게 돼, 과학기술과 산업 전반의 발전도 이룰 수 있게 한다”며 “재료공학, 컴퓨터 시뮬레이션, 의학분야 등에 직접 활용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세계 곳곳의 연구자들도 중이온가속기를 주목하고 있고, 또 협력을 바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마이클 비셔 교수는 또 “가속기는 전세계에 많지 않고, 한 시설이 한 번에 여러 실험을 동시에 하기 어려워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중이온가속기 이용을 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이 가속기를 잘 유지하고 운용하면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만큼 투자와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예산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마이클 비셔 교수는 “중이온가속기와 같은 기초과학 영역은 장기간 연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발생하면 많은 과학자들이 최악의 경우 해외로 떠나는 일이 생길 수 있고, 이는 국가 전체에 안 좋은 일”이라며 “과거 독일도 미국으로의 심각한 인재유출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는 일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