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제품 재활용 사업장을 운영 중인 A씨는 폐전기·전자제품이나 장난감에서 함께 입고되거나 보관 중에 화재가 발생하는 폐배터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A씨는 “폐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로 이어질 수 있어 인프라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전자제품 폐기 시 배터리 분리가 손쉽게 될 수 있도록 제품이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순환 거버넌스는 압축 공기포 소화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협력해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전·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출시되는 배터리는 형태는 작지만 대용량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값비싼 소재가 많아 재활용 수요가 크다. 전세계적으로도 배터리의 재순환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EU배터리법이 퉁과되면서 배터리 재활용 의무화 비율이 강화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의 혜택 범위에 현지에서 추출한 폐배터리 정제 광물이 포함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폐배터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폐배터리는 운반과 보관 시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에 안전한 인프라 관리가 필요하다. 리튬 배터리는 여러 개의 배터리 셀을 이어 붙인 구조이기 때문에 운반하거나 보관하는 중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가 일어나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때문에 화재를 조기 감지해 진압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게 현장 지적이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운반 차량을 이용한 이동시 화재 상황과 집하장 및 보관장소에서의 화재 상황을 각각 시연했다. 폐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파렛트 내부에 설치된 감지기가 화재를 감지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작동시켰으며 천장에 설치된 분사구에서 점착성 폼이 압축 공기포로 방사돼 불이 난 폐배터리를 뒤덮었으며, 시간이 지나자 화재가 진압됐다.
E-순환 거버넌스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현재 폐전기·전자제품을 운반·보관하는 표준 규격의 파렛트 크기로 제작돼 전국의 200여대 폐전기·전자제품 운반 차량과 190여 개소의 수거 거점에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덕기 E-순환 거버넌스 이사장은 “배터리 순환 경제 생태계 구축에 있어 안전한 물류 인프라 구축은 필수 사항”이라며 “폐배터리 안전관리 시스템은 자원순환 사회 실현을 위한 국정과제 추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