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고통으로 쓰러진 흑곰의 뱃속에서 물티슈,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한 가득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콜로라도 야생동물 관리국은 지난 9일 텔류라이드에서 수컷 흑곰 한 마리가 입 주변에 거품을 흘리고 있다며 광견병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곰은 눈이 충혈되고 부어있었으며 입에는 거품을 물고 있었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발열 증상이 있었고 움직이기 힘들어 보였다. 관리소는 이 증상이 광견병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심각한 복통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괴로워하는 곰과 민가를 출몰한 야생동물로 불안해하는 지역 주민들의 안전 등을 이유로 관리국은 곰의 안락사를 결정했다.
이후 안락사한 곰을 부검한 결과, 뱃속에서는 비닐봉지, 물티슈, 플라스틱 용기, 페이퍼타월 등 플라스틱 쓰레기와 감자튀김, 양파, 땅콩 등 곰이 소화할 수 없는 인간의 음식물이 나왔다. 이것들은 모두 소화되지 못하고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관리국 대변인은 “곰이 먹은 쓰레기들은 창자로 이동하지 못했다”며 “배고픔에 (쓰레기를) 먹고 또 먹었지만, 분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슬프고 끔찍한 방법으로 죽어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곰은 발견 당시 약 400파운드(181kg) 정도 나갔으며, 지방이 많은 상태였다. 이를 토대로 관리국은 “죽기 전 몇 달 동안 굶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