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둑의 간판스타 커제 9단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 음식을 맛보면서 “토할 것 같다”고 혹평한 영상이 SNS에서 돌연 삭제됐다. 며칠 뒤 그의 계정에는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다”는 호평 영상이 올라왔다.
중국어 매체 '간중국'(看中國)에 따르면, 중국 바둑기사 커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 11일 선수촌에서 식사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그는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역겨워 삼키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생선에는 뼈가 너무 많고, 양고기는 냄새 난다. 돼지고기에는 털이 많다”고 불평했다.
인상을 가득 찌푸리며 식사하던 커제는 “입덧까지 할 뻔했다”면서 “이 밥 먹고 정말 토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만든 간장 양념에 밥을 비벼 배를 채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영상은 중국 동영상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 게시된 지 며칠만에 삭제됐다. 이 영상을 저장해 중국 기반 플랫폼에 게시한 다른 이용자들의 영상도 차례대로 삭제됐다고 간중국은 전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엑스(X·옛 트위터) 등 해외 기반 SNS를 통해 “중국 내 온라인 통제가 도를 넘었다”, “위챗이나 틱톡에서 중국에 대한 어떤 나쁜 말도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커제는 이후 또 다시 선수촌 식당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우, 고기, 채소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그릇에 담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서는 “당신이 원하는 아시안게임 식사는 여기 있다”며 호평했다. 이어 며칠 뒤에도 선수촌 식사에 대한 칭찬이 담긴 영상을 추가로 올렸다.
이에 중국 정부가 아시안게임의 선수촌 환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커제의 영상을 삭제하고 새로운 영상을 올리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