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첫 신고된 해외 가상자산이 131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해외금융계좌 총 신고금액 186조원 중 70.2%를 차지했다.
국세청은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인원은 총 5419명, 신고금액은 186조4000억원으로 작년대비 각각 38.1%(1495명), 191.3%(122조4000억원)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시행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올해부터 신고대상에 포함된 가상자산계좌는 첫 신고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법인 신고자 1432명이 130조8000억원을 신고하면서 전체 신고자산 중 70.2%를 차지했다.
개인신고자는 4565명이 24조3000억원을 신고해 지난해 대비 신고인원은 43.7%(1388명) 증가했고, 신고금액은 8.5%(1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10분위 분석 결과 '0~10% 그룹'이 전체 신고금액의 73.7%를 보유하고 있고, 1인당 평균 391억4000만원의 해외금융계좌 잔액을 신고했다. 이는 '90~100% 그룹'이 1인당 평균 5억2000만원 잔액을 신고한 것과 비교할 때 약 75배 큰 수준이다.
법인신고자는 854개 법인이 162조1000억원을 신고해 지난해와 비교해 신고인원은 14.3%(107개 법인) 증가했고, 신고금액은 289.7%(120조5000억원)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분위 분석 결과 '0~10% 그룹'이 전체 신고금액의 96.3%를 보유하고 있고, 1개당 평균 1조8372억원 해외금융계좌 잔액을 신고했다. 이는 '90~100% 그룹'이 1개당 평균 5억7000만원 잔액을 신고한 것과 비교할 때 약 3223배 큰 수준이다.
가상자산계좌 이외 예·적금계좌, 주식계좌 등 해외금융계좌의 경우 55조6000억원이 신고됐는데 전년 대비 8조4000원(13.1%)이 감소했다. 올해 신고인원과 신고금액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해외 가상자산계좌가 최초로 신고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국가 간 정보교환 자료 등을 활용해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혐의자를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과태료 부과, 통고처분, 형사고발, 명단공개, 관련 세금 추징 등을 엄정 집행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수정·기한 후 신고자는 최대 90%까지 과태료 감경이 가능하다”면서 “전 세계 과세당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암호화 자산 보고 규정(CARF)'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내역 등 정보교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고대상자는 해외 가상자산계좌도 조속히 수정·기한 후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