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식당이 한국인 부부 손님에게 세제(차아염소산나트륨)가 섞인 물을 제공한 사건을 두고 '혐한 테러' 논란이 불거졌다.
18일 JTBC, 일본 플래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인 강씨 부부는 일본 도쿄의 한 고급 식당을 방문했다. 전국에서 29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로 정재계 인사도 방문하는 고급 식당이었다.
아내인 강 씨는 이날 직원이 갖다 준 물을 마시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마셨을 때는 몰랐는데, 두 번째 마실 때 이상한 냄새가 난 것이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셰프와 종업원에게 말하자 종업원은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과 없이 컵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세제가 든 물을 마신 강 씨는 '목이 타는 것'같은 인후통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손가락을 입안에 밀어 넣고 마신 것을 토해내려 했다. 하지만 다른 종업원이 다가와 “여기서 토하면 민폐다. 화장실에서 해라”라며 그를 제지했다.
사건 이후 결국 강 씨는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표백제에 들어 있는 차아염소산나트륨에 의한 급성 중독이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염소계 산화표백제 일종으로 청소에 사용하는 락스의 주성분이다.
사건이 커지자 식당 측은 마시는 물과 세척용 세제가 섞인 물이 담긴 주전자를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씨는 남편이 주방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두 주전자가 구분돼 있어 혼동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응대가 다른 고객들과 달랐다며 '혐한 테러'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강 씨 부부는 이 식당을 업무상 중과실 상해 등으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일본 보건 당국은 식당에 지난 8일부터 4일 간의 영업 정지를 내렸지만, 너무 가벼운 행정 처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 소식에 네티즌들은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끔찍하다” 등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 음식점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문제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이른바 '혐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는 한국인 손님에게만 고추냉이를 잔뜩 얹은 초밥을 제공하는 혐한 피해가 전해져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