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AI에 의해 라파엘의 작품으로 판명된 그림이 또다시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그림은 '드 브레시 톤도(de Brecy Tondo)'로 이를 두고 지난 40여 년간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됐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있는 장면이 묘사된 이 그림은 체셔 지역에 거주하는 사업가 조지 레스터 윈워드의 소장품 중 하나다.
미술계에서는 라파엘로가 1512년 완성한 걸작 '시스티나의 마돈나'와 화풍이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 속에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때 원작을 모방한 그림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올해 초 노팅엄대학과 브래드퍼드대학 연구진이 결과를 발표하면서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끝난 듯 했다. 연구진은 드 브레시 톤도와 라파엘의 또 다른 작품인 시스티나 마돈나를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한 AI로 분석한 결과, 라파엘로의 작품일 가능성이 97%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드 브레시 톤도는 영국 브래드포드에 있는 카트라이트 홀 아트 갤러리에 전시되었으며, 처음으로 이탈리아 예술가의 작품으로 지정되었다. 갤러리 측은 “AI를 활용한 컴퓨터 기반 얼굴 인식을 통해 그림 속 얼굴이 라파엘로의 유명한 제단에 있는 얼굴과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스위스 회사 아트 레커그니션(Art Recognition)은 자체 개발한 회화 분석 AI를 이용해 드 브레시 톤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드 브레시 톤도(de Brecy Tondo)가 라파엘로의 그림이 아닐 가능성이 85%라고 밝혔다. 아트 레코그니션 측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학습해 구도, 색감, 붓질의 특징 등을 반영해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AI로 미술작품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새롭게 떠로으고 있지만 이를 두고 비판의 시선이 적지 않다. 티모시 클라프 전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관장은 예술 분석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AI가 정확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AI를 통해 기계적으로 그림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