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채수근 상병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안보라인 교체를 꼬리자르기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특검법이 발의된 만큼 민주당은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채 상병은 지난여름 수해 피해 실종자 수색 도중 물살에 휩쓸려 순직했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에 나섰으나 외압으로 수사 내용이 바뀌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자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의혹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이첩 과정 등을 수사 범위로 한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사회적 참사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에서도 그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정하려 하자 이 장관은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무시해온 대통령은 이제야 수용할 모양”이라면서도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는 박 대령의 진술서는 이태원 참사 당시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지,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떠오르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채 상병 순직 등 번번이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가 책임은커녕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니 온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윤 정부가 일부 인사 교체를 통해 사건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군 사망사건 유족들은 이번 사건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엄마들은 더 이상 병역의 의무를 따르게 키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입대한 지 4개월 만에 차가운 주검이 되어버린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어느 부모가 대한민국 군대에 자식을 보낸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국민들은 '꼬리자르기 사퇴'를 용납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는 데 성역은 없다”면서 “아무리 감추려 한들 법적·도의적 책임을 결코 면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