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에 전반에 걸쳐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하면서 해외 주요국도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 이행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고 공공분야 D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은 일찌감치 데이터 기반 국가혁신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조직을 꾸려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 디지털 혁신을 이루고 디지털 경제에 지속 가능성을 불어넣고 있다.
영국은 2017년 2월 디플정 이행을 위한 정부혁신전략에 이어 2020년 9월 국가데이터전략을 발표하는 등 디플정을 향한 항해에 나섰다. 특히 2021년 5월 발표한 '2021~2024 디지털정부 서비스 추진전략'이 눈길을 끈다. 범정부 DX를 다뤘던 기존 전략과 달리 정부 서비스 분야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정부 서비스와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통합 단일 창구(GOV.UK)를 구축하고, 국민 모두를 위한 간편한 디지털 아이디(ID) 솔루션 도입을 추진했다.
조직도 정비했다.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 조직으로 '중앙디지털데이터청(GDDO)'을 2021년 2월 신설, 디지털 전략 및 표준 개발을 맡겼다. 기존의 정부디지털서비스청(GDS)은 디지털 거버넌스 체계와 서비스를 실행하도록 해, 상호 보완적 관계로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보통신기술(ICT)로 국민 편의성 향상과 데이터 기반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 '스마트국가 계획(Smart Nation)'을 2014년 11월 발표했다. 하지만 민간 참여 부족으로 성과가 나지 않자, 국무총리실(PMO) 산하의 스마트네이션 이니셔티브 추진 주체로 '스마트네이션 및 디지털정부국(SNDGO)'를 신설하고 실행기관인 '정부기술청(GovTech)'을 꾸리는 등 조직 재개편을 통해 디플정 이행에 다시 불을 댕겼다.
스마트 국가 실현을 위한 8대 전략 과제 중 하나인 라이프SG(LifeSG)는 국민의 생애주기에 따라 디지털정부 서비스 약 70종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앱이다. 지문·얼굴인식 등 생체인식와 일회용 비밀번호(OTP)만으로 이용 가능한 전자정부 인증 플랫폼 '싱패스(SingPass)'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2021년 6월 국민에게 안전하며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정부 전략(Canada's Digital Government Strategy)'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드러난 정부 서비스 개선 요구에 대응하고 연방 부처 내 칸막이식 행정업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정부 알림 서비스(Notify)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국민비서 '구삐'와 유사한 알림 서비스로, 정부 부처가 시민 가입자에게 쉽고 빠르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30년까지 편리한 공공서비스 제공, 사이버보안 보장, 경제 성장, 디지털 포용, 기술개발 환경조성 등을 목표로 내걸고 국가 디지털 어젠다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정부 업무 지원 플랫폼 '엑스로드(X-road)'가 눈에 띈다. 여러 곳에 분산된 공공·민간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 데이터가 자유롭게 공유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데이터 교환 서비스다. 현재 에스토니아 공공서비스 3000개 이상이 X-road를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