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가 영국 공장에 1조원을 투자해 MINI 브랜드 전기차 전환을 가속한다. 지난 수년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컸던 영국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BMW는 11일(현지시간) 산하 브랜드 MINI를 생산하는 영국 옥스퍼드 공장에 6억 파운드(약 9962억원)를 투입해 2026년부터 MINI 쿠퍼 3도어, MINI 에이스맨 등 전기차 2종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신차는 중국에서도 병행 생산해 내년부터 수출할 예정이다.

밀란 네델리코비치 BMW 생산 책임자는 “옥스퍼드 공장은 2030년부터 전기차만을 생산할 것”이라며 “생산 차량 중 다수는 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MW는 옥스퍼드 공장 외에 MINI 부품을 생산하는 스윈던 공장에도 신규 투자에 나선다.
영국 정부는 BMW가 MINI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보조금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보조금 규모가 7500만 파운드(약 124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영국이 미래 자동차를 만들기 가장 좋은 곳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서 업계는 BMW가 브렉시트 영향으로 MINI 전기차 공장을 독일이나 중국에 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 확정으로 영국은 4000개에 달하는 일자리 지킬 수 있게 됐다. 영국은 2030년부터 경유차와 휘발유차 등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BMW는 현지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우리는 새 전기차에 유럽에서 만든 배터리를 사용하기를 원한다”면서 “다만 배터리를 영국에서 생산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원산지 규정에 따르면 영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전기차 부품 가치의 45% 이상을 조달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관세를 부과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