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 스마트폰 경쟁이 뜨겁다. 단순 시장점유율 싸움에서 나아가 2030 세대 취향을 잡으려는 문화전쟁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 7월 개최된 언팩이 그랬다. 12일(현지시간) 예정된 애플 출시행사에 대한 주목도 역시 뜨겁다.
단말기 뿐 아니라 외적인 관심도 높다. 우선 MZ세대 공략을 위한 양사 행보는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은 MZ세대를 둘러싼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유명 아이돌인 슈가(SUGA)와 장원영을 내세워 MZ세대를 공략했다. 애플도 뉴진스와 협업해 아이폰으로 뮤직비디오를 찍는 파격 홍보를 시작했다. 음악방송에서 뉴진스가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은 이슈가 되기도 했다. MZ세대를 둘러싼 이슈는 어쩌면 예고돼 있었다. 어린 세대일수록 아이폰을 쓴다는 점은 삼성전자 경영진도 주목하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통신회사 화웨이 스마트폰이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으로도 주목받는다. 미중 간 대결구도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가 소환되면서 미묘한 긴장관계가 만들어졌다. 미국과 중국 충돌이 단말기 시장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화웨이 '메이트60' 시리즈에 탑재된 7nm 공정 반도체는 미국 제재 무용론을 불렀다. 화웨이는 대표적인 미국 제재 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화웨이를 제재 대상에 올리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극자외선(E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상황을 뚫고 중국이 반도체 기술 진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보여줬다. 전세계 스마트폰 산업계 뿐 아니라 정보 및 외교가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누가 웃을까. 미국일까. 중국일까. 아니면 우리나라일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미 화웨이 새 스마트폰 출시는 세계 정치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런 가운데 중국이 자국 중앙 공무원에 한해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은 이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다. 더불어 더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베일을 벗는 애플 아이폰이 중국 금지령 움직임에 얼마나 실질적인 피해를 받을지, 피해가 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스마트폰은 독자적으로도 큰 산업이며 주변 소부장 협력업체에도 미치은 영향이 상당히 크다. 불확실성이 높은 때 우리 기업들이 좋은 전략과 대응으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
정우찬 기자 uc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