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마지막 가늠자인 9월 모의평가가 6일 전국에서 실시된 가운데 EBS와 입시업계는 “초고난도의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은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국어 영역은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봤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최서희 중동고등학교 교사는 “소위 '킬러 문항'은 배제됐지만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와 선지 구성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작년 수능의 경우 '클라이버의 기초대사량 연구'와 같은 낯선 개념과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항이 수험생들의 실수를 유발하는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최 교사는 “(9월 모평)변별력은 선택지의 정교함을 통해 확보했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이해력이 부족해서 문항을 틀리기보다는 선택지를 꼼꼼하게 읽지 않을 경우 틀리도록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도 킬러 문항이 배제됐지만 변별력은 갖췄다는 평가를 내놨다. 종로학원은 “고난도 킬러 문항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고 메가스터디 역시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 사용이 없었고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의 경우 난이도에 대해서는 EBS와 입시업체 간 분석이 엇갈렸지만 국어와 마찬가지로 킬러문항은 없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EBS 현장교사단의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6월 모평,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 유리한 문항,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풀이의 시간이 과도하게 오래 걸리는 문항, 소위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심 교사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EBS 연계교재로 학습했다면 모든 문항에 도전해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수학이 6월 모평과 작년 수능보다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고 봤다. 종로학원은 다소 쉽거나 비슷, 이투스는 약간 쉽게, 메가스터디는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6월 모의평가 이후 정부가 수학 영역 킬러문항으로 지목한 세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 결합, 미적분과 같은 특정 과목 선택 수험생에게 유리한 문항, 고교 수준 이상의 학습자에게 유리한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고 봤다.
3교시 영어영역은 6월 모의평가 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삼각산고등학교 교사는 “한국어로 번역해도 어려운, 지나치게 관념적인 소재는 제외했으며 지문을 정확히 해석한 후 통합적 사고력을 한번 더 요구하는 변별력 있는 문항이 고루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킬러문항 미출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수능에 출제된 영어 문제 중 'settlement'를 일반적으로 쓰는 '정착'이 아닌 '합의금'으로 해석해야 하는 지문처럼 특정 분야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의평가를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출제방향'에 대해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