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은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내년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레가타(곤돌라 노젓기 대회)나 가톨릭 축일 등 이벤트때는 입장료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입장료는 가장 중요한 주말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베네치아는 수년 간 관광 과잉 문제를 겪었다. 인구 5만명에 불과한 베네치아에 지난 한 해에만 관광객 320만여 명이 다녀갔다. 이에 따라 집값이 오르고 생활 물가가 올라 원주민들은 베네치아를 떠나는 추세다.
베네치아 당국은 당초 2018년 관광객 유입을 줄이기 위해 입장료 징수 조례안을 만들었으나, 그해 대홍수로 도심의 75%가 잠겨 계획을 연기했으며, 이듬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이유로 수차례 연기됐다.
당국은 정확한 입장료 금액은 발표하지 않았따. 다만 이전부터 요일과 시간에 따라 차등해 3~10유로(약 4300~1만 4400원) 수준으로 논의되어 왔다.
브루냐로 시장은 “내년에 베네치아 방문을 예약하는 관광객은 입장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며 “박물관을 예약 방문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다만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이 문제를 심도 있게 살펴본 다음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나는 도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관광객 과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지만 이 사안에 대해 더 살펴본 후 입장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