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육성에 진심'…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3곳 9개월 만에 분사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탄생한 사내 스타트업 3곳이 조기 분사했다. 그동안 총 76개 팀을 선발·육성한 현대차그룹은 올해까지 총 33개 스타트업을 독립 분사시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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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플러스 강남 제로원 공간에서 피트인, 매이드, 에바싸이클 등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대표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현대차그룹은 피트인, 매이드, 에바싸이클 등 사내 스타트업 3곳을 9개월 만에 분사시켰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올 상반기에도 사내 스타트업 4곳을 선발, 올해만 총 7곳이 분사했다.

피트인은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스왑 기술을 활용한 리퍼비시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주력이다. 기존 배터리와 리퍼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오랜 시간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대상 보험과 전용 초급속 충전기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매이드는 3D 프린팅으로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한다. 매이드가 개발한 쌓는 방식의 3D 프린팅 공법을 활용하면 기존 절삭가공법보다 공정이 줄고 비용도 적게 든다. 향후 반도체 부품뿐 아니라 우주 산업, 소형원자로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바싸이클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가금속이 포함된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솔루션을 제공한다. 에바싸이클은 공정 핵심 설비를 직접 설계, 제작하고 안전·환경에 대한 강화된 설비를 갖췄다. 설비 가격과 전력 사용량, 생산 시간 등을 기존보다 절반 이상 감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2021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명칭을 바꾸고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내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했다. 선발 스타트업은 최대 3억원의 개발비용을 지원받는다. 1년 간 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 기간을 거쳐 분사나 사내 사업화 여부를 평가받는다. 임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이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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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난 6월 개최한 오픈 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본격 강화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사내 스타트업을 포함해 200여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분야별로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인공지능(AI)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 253억원 등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들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하며 사업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